전립선염의 진단 방법 –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시작이다
전립선염은 단일 질병이라기보다는 여러 유형의 질환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질환군입니다. 세균성인지, 비세균성인지, 급성인지, 만성인지에 따라 증상도 치료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그러나 전립선염의 진단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고, 다른 비뇨기 질환과 구분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립선염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여러 가지 진단법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병력 청취와 증상 평가
전립선염 진단의 출발점은 환자의 병력 청취와 증상 파악입니다. 전립선염은 자가보고 증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집중적으로 질문합니다.
▶ 주요 질문 내용
- 통증 위치와 양상 (회음부, 음경, 고환, 하복부 등)
- 배뇨 증상의 유무와 빈도
- 성기능 이상 (사정 시 통증, 발기부전 등)
- 증상의 발생 시기와 지속 시간
- 급성 열성 감염 증상의 유무 (열, 오한 등)
- 증상의 반복 여부 또는 만성화 경과
이러한 정보를 통해 **전립선염의 유형(급성/만성, 세균성/비세균성 등)**에 대한 1차적인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 전립선염 증상점수 (NIH-CPSI)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제안한 **전립선염 증상지수 (Chronic Prostatitis Symptom Index)**를 사용하여 통증, 배뇨 문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합니다.
- 통증 점수: 위치, 강도, 빈도
- 배뇨 점수: 빈뇨, 절박뇨 등
- 삶의 질 점수: 일상생활에의 영향
이 지표는 진단뿐 아니라 치료 후 경과 관찰에도 유용합니다.
2. 직장수지검사 (DRE, Digital Rectal Exam)
의사는 장갑을 낀 손가락을 환자의 항문을 통해 넣어 전립선의 크기, 형태, 통증 유무 등을 직접 확인합니다.
전립선은 직장 앞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 검사를 통해 염증이나 이상 소견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 진찰 시 확인 사항
- 전립선이 단단하거나 부어있음
- 촉진 시 통증 발생 여부
- 좌우 비대칭 여부
- 결절(혹) 존재 여부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의 경우 전립선이 심하게 부어있고, 눌렀을 때 격렬한 통증을 보입니다.
만성형 전립선염은 촉진 시 불쾌한 압박감 정도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참고: 급성 전립선염 의심 시 과도한 DRE는 전신감염(패혈증)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3. 소변 검사 (요검사 및 요배양 검사)
전립선염 진단에서 소변 검사는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초기 검사입니다.
▶ 소변 검사 항목
- 요침사 검사 (Urinalysis): 백혈구, 세균, 혈뇨 등 확인
- 요배양 검사 (Urine Culture): 세균 존재 여부 및 항생제 감수성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은 소변 내 백혈구 및 세균이 많이 관찰되고, 배양에서도 병원균이 자랍니다.
반면,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백혈구는 있으나 세균은 배양되지 않습니다.
4. 전립선 마사지 검사 및 4-컵 검사 (Meares–Stamey test)
이 검사는 전립선염 유형을 감별하는 가장 정밀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과 비세균성 전립선염을 구분하는 데 사용됩니다.
▶ 검사 과정
- 처음 소변 (VB1): 요도 내 세균 확인
- 중간 소변 (VB2): 방광 내 세균 확인
- 전립선 마사지 후 분비물 (EPS): 전립선액 채취
- 마사지 후 즉시 소변 (VB3): 전립선 분비물이 배출된 소변
이 네 가지 샘플을 각각 검사하여 어디에서 염증과 세균이 검출되는지를 확인합니다.
▶ 해석 방법
- VB1, VB2 음성 / EPS 또는 VB3에서 세균 검출: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
- EPS에서 백혈구는 있지만 세균 없음: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
- 모든 검사 음성: 증상은 있으나 염증 없음 (비염증성 CPPS)
⚠︎ 이 검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검사자가 숙련되어야 하며, 일부 병원에서는 생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정액 검사
정액을 채취해 염증 세포, 세균, 백혈구 수, 정자의 활동성 등을 확인합니다. 전립선은 정액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립선 상태가 정액에 반영됩니다.
▶ 검사 항목
- 정자의 수와 운동성
- 백혈구 수
- 세균 배양
- 정액 내 아연, 시트르산 농도
염증이 있을 경우 백혈구 증가, 정액의 탁함, 혈액 섞임 등이 관찰됩니다.
만성 전립선염 환자 중 일부는 불임의 원인이 정액 염증에서 비롯된 경우도 있습니다.
6. 혈액 검사
전립선염 자체는 혈액 검사가 필수는 아니지만, 감염이 심하거나 전신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유용합니다.
▶ 검사 항목
- 백혈구 수치 (WBC): 급성 감염 시 증가
- CRP, ESR: 염증 반응 수치
- PSA (전립선 특이 항원):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암과 감별 위해 측정
PSA는 전립선염 환자에서도 상승할 수 있어 단독으로 암 진단에 사용하면 안 됨. 염증 완화 후 다시 재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영상 검사
전립선염은 주로 임상적 증상과 실험실 검사로 진단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TRUS)
- 전립선의 크기, 모양, 결절 여부, 석회화 여부 확인
- 농양, 낭종 등의 구조적 이상 유무 확인
▶ 복부 또는 골반 초음파
- 방광 잔뇨량 확인
- 요로 폐색 여부 확인
▶ MRI (자기공명영상)
- 전립선암이나 비정상 병변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
- 만성 골반통 증후군의 원인 분석 시 사용되기도 함
8. 기타 보조 검사
- 요속 검사 (Uroflowmetry): 배뇨 시 소변 흐름 측정, 요도 폐색 여부 판단
- 잔뇨량 측정: 소변 후 방광에 남은 소변량 확인
- 심리 평가: 만성 전립선염 환자의 불안, 우울 상태 파악
9. 감별 진단
전립선염 증상은 다양한 비뇨기 질환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립선 비대증 | 나이 많은 남성, 소변 줄기 약화, 야간뇨 중심 |
방광염 | 여성에게 흔하며, 배뇨통과 혈뇨 동반 |
요도염 | 젊은 남성, 성병과 관련, 분비물 많음 |
전립선암 | PSA 상승, DRE에서 결절 촉지, 통증 적음 |
신경인성 방광 | 배뇨 조절 불가, 신경계 병력 동반 |
결론 – 정확한 진단 없이는 적절한 치료도 없다
전립선염은 단순한 검사 하나로 진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환자의 증상 청취부터 신체 진찰, 실험실 검사, 영상 검사, 그리고 감별 진단까지 다양한 단계를 거쳐야 정확한 유형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CPPS)의 경우, 원인이 불명확하고 검사상 이상이 없을 수도 있어 오진이 잦고 치료가 어려운 만큼 더욱 철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은 단순한 명칭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맞춤형 치료를 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전립선염의 다양한 양상을 이해하고, 진단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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